골든걸스 그녀들이 직접 보여준 조화를 위한 희생

“할매들 춤 잘 추지?” 콘서트에서 인순이가 10대 손자뻘 관객에게 던진 농담입니다.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보컬 실력을 자랑하는 그녀들이 박진영 프로듀서의 기획으로 ‘골든걸스’ 이름으로 뭉쳤습니다.


골든걸스

박진영은 박미경과 식사 후 그녀가 1970년대 조지 벤슨의 노래 ‘디스 메스큐레이드’를 부르는 것을 보고 ‘파워풀 한 목소리를 가진 네 명의 걸그룹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시작이 되었으며, 박진영의 제안에 그녀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쳤어?”

그녀들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내 승낙하였습니다. 박미경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었지만, 박진영의 따끔한 충고로 이내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을 가졌고, 신효범, 이은미, 인순이 씨도 자기의 한계를 벗어버리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뭉쳤습니다.

명성에 흠집

프로젝트 반응이 좋지 않아 그녀들의 명성에 흠집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효범 씨는 “방송 하나 흥하고 망하는 것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또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믿음도 두터웠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혼자였다면 망설일 수도 있었다고 말하긴 했지만, 혼자가 아닌 팀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미가 걱정보다 더 큰 모습을 보였습니다.

갈등

골든걸스는 팀 결성 이후 합숙에 들어갔습니다. 하루 10시간씩 6개월 동안 함께 지냈으며, 이들은 갈등 상황이 있더라도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는 ‘신효범’과 장군처럼 추진력 있는 ‘이은미’, 철부지 ‘박미경’을 너그러운 인순이 씨의 배려와 포옹으로 이겨내었습니다.

걸그룹의 노래와 춤을 연습했고, 까마득한 후배인 미쓰에이 멤버 페이 앞에서 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순이 씨는 ‘희자매’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하였지만, 팀 연습에서는 동선을 바꾸며 노래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진영 프로듀서와 골든걸스 모습


프로듀서 박진영

무대 경력을 합치면 150년이 넘습니다. 그녀들의 녹음을 위해 디렉션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룹은 그녀들이 지금껏 내왔던 소리가 아닌 조화를 위한 소리를 내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를 위해 까마득한 후배의 창법 지적까지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인순이 씨에게는 요즘 시대가 원하는 창법과 표정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녀의 시대에선 입을 크게 열고 내지르는 창법과 다양한 표정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입을 작게 열어 속삭이는 듯한 창법과 표정도 많이 내놓지 않은 것이 세련된 모습으로 보입니다.

신효범 씨에게 박진영 프로듀서는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덕수궁 돌담길 아래 낙엽 떨어져 굴러가는 소리로 해줘”라고 말입니다. 신효범 씨는 그 말을 듣고 “순간 욱 해서 욕까지 할 뻔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진영 씨는 대중이 원하는 소리를 잘 알고 있었기에, 본인이 원하는 소리를 위해 끊임없이 디렉팅하였고, 그녀들도 그의 디렉팅에 대한 화를 억누르며, 그가 원하는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이돌의 삶

그녀들은 골든걸스로 데뷔 후 아이돌의 삶을 경험하였고, 까마득한 후배지만, 선배 걸그룹 앞에서 인사를 하였으며, 챌린지 영상도 촬영하는 등 타이트하고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그녀들이 처음 가수 생활을 시작했던 때와 지금 골든걸스 활동 중 어떤 것이 더 힘든 시기였을까요?

그녀들은 말합니다. “누가 더 힘든지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 누구나 고충은 있으니까. 그 당시는 ‘착취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힘든 시기였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돌 그룹의 일정을 체험해 보니,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생활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름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

안 좋게 보는 시선

많은 사람이 그녀들의 모습에 찬사를 보내지만, 그렇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신효범 씨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 눈을 왜 신경 써요? 일단 해봐야죠. 옛날처럼 뭐 하나 실패했다고 무너지지 않잖아요. 시도 자체도 존중해주는 시대에요.”

그리고 악플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불타는 청춘’에 출연했을 때 정말 많은 욕을 먹었어요. 그런데 악플을 보며 생각했어요. ‘귀엽다. 네가 나에 대해 얼마큼 아니?’ 남이 나를 판단할 이유는 없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면 돼요.”

“왜 벌써 ‘실패할까 봐’ 두려워해요? 저도 겁은 나지만, 용기가 있어요. 주저앉아도 괜찮을 용기. 남들이 나를 주저앉히면, 잠깐 앉아도 돼요. 그 김에 쉬다 가죠 뭐.”


삶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

인순이 씨는 ‘제2의 도약’이라는 표현을 싫어합니다. 삶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볼 때 좌절의 시기조차 그녀에게는 양분이 됩니다. 잠시 좌절했다고 사람이 누추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골든걸스 데뷔곡 ‘One Las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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