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프라이싱, 정가는 없어지는 걸까?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것으로 일부 업종의 시즌별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수많은 자료를 분석하여 최적 가격을 매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다이내믹 프라이싱, 유동 가격제라고도 불리며 항공·호텔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외식, 유통, 공연 업계에서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동 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정가(定價, 정해진 가격) 개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판매자로서는 수익을 높일 방법으로 환영받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는 일명 ‘호구’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곳은 전자상거래 업종입니다. 온라인 자료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가격을 변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동 가격제의 대표 주자는 단연 아마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평균적으로 10분에 한 번씩 가격을 변경한다고 알렸습니다.

최근에는 유통 업체로도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본 가전 유통 업체인 노지마는 모든 매장의 상품 표시를 디지털로 교체하고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가격 변동 전략을 도입하였습니다.

매장의 가격표는 매출, 재고, 경쟁사 가격 등을 분석하여 반영되며 대표적인 유통 업체인 월마트도 2024년까지 500여 매장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방법이 적용된 가격표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외식 업계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피아다’는 미국에 있는 이탈리아 음식 프랜차이즈로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으로 배달 쪽에서 이윤이 두 배 늘어났으며 ‘누들앤컴퍼니’라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모든 매장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공연계와 우버도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티켓마스터’라는 미국 티켓 판매 플랫폼은 ‘플래티넘 좌석’이라는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좌석을 판매하고 있으며 우버는 이미 승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요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트업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료를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술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퀵리자드’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용 소프트웨어를 이케아, 세포라 등에 공급하고 있고, 신선식품 관리 전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웨이스트리스’는 신선식품 손실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웨이스트리스’는 네덜란드 식료품 매장에 소프트웨어를 2022년 말부터 공급하여 구매 패턴, 유통기한, 실시간 재고 등의 자료를 분석하여 실시간 가격표를 변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폐기 제품을 줄이고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소스(Sauce)’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식당의 주문 자료를 수집하여 시간대별 가격표를 책정합니다. ‘소스’에 따르면 한가한 시간엔 할인율을 높이고 바쁜 시간대에는 가격을 올려 3개월 시범 운영 중 주문량은 7%, 매출은 12% 증가하였습니다.


소비자 입장

기업 입장에서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좋게 보지만, 소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2023년 초 소프트웨어 평가 업체 캡테라가 미국 소비자 900명을 대상으로 식당의 유동 가격제 전략에 대해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가격 폭리’라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다이내믹 프라이싱 적용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일은 많습니다. 2023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가수 드레이크 콘서트는 일반티켓 가격은 70~330달러로 책정되어 있었지만, 티켓마스터의 플래티넘 좌석 가격은 1,2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우버는 2017년 6월 영국 런던 테러 발생 시 실시간으로 가격을 인상하여 비윤리적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습니다. 테러 발생 직후 해당 지역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알고리즘이 반응하여 가격을 올린 것입니다.

이렇게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부가 개입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종식으로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자 일부 국내선 성수기 항공 요금을 두 배 이내로 제한하였지만, 항공사의 반발에 무산되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도 가격이 너무 자꾸 변동되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호구’가 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가격 변동 범위가 너무 넓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만들고 언제 가격이 저렴한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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