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의 대표적인 스포츠 연계 금융 상품이 18년 만에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했던 ‘가을야구 정기예금’이 2025년 3월부터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으로 개편되었습니다.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
부산 야구팬들에게 3월만 되면 애증을 한 몸에 받는 금융 상품이 있는데, BNK부산은행의 ‘가을야구 정기예금’입니다. 이 상품은 롯데자이언츠의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우대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으로 최근 롯데가 좀처럼 가을야구를 하지 못해 ‘금융사기’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이 상품이 ‘가을야구 정기예금’에서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으로 이름을 바꾸고 혜택도 손봤는데, 부산은행은 “순위를 따지기보다 롯데의 승리를 응원하고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의견입니다.
우대금리
2025년 3월 21일 출시된 ‘롯데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은 기존과 달리 정규시즌 승수를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책정하는데, 롯데가 70승 이상을 기록하면 0.05%(p), 80승 이상이면 0.1%(p)의 우대금리가 적용됩니다.
또한 홈경기 방문 인증과 거래 실적에 따라 추가 금리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조건을 모두 더하면 예금은 기본 금리 3.2%에 거래 실적 등을 더하면 예・적금 최대 0.5%(p) 우대금리가 붙습니다.
좋기만 할까?
그러나 자세히 따져보면 혜택은 축소됐습니다. 기존 ‘가을야구 정기예금’은 가입한 모든 고객에게 0.3%(p)의 ‘가을야구 염원’ 우대이율을 지급했으나, 개편된 상품에선 승리기원으로 이름이 바뀌며 기본 우대금리가 0.1%(p)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는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0.1%(p)의 우대이율이 제공됐으나 올해는 70승 이상을 기록하면 0.05%(p)를 줍니다. 쉽게 말하면 롯데가 70승을 기록하고 1억 원을 예금해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5만 원에 불과한 것입니다.
더욱 문제는 70승이라는 기준입니다. 2024년 가을야구에 막차를 탄 5위 팀은 74승을 했습니다. 사실상 ‘가을야구’와 다름없는 성적인데, 오히려 이율은 줄어든 것입니다.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
지난 18년간 ‘가을야구 정기예금’은 롯데 팬들의 충성심을 기반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는데, 성적과 무관하게 매년 완판을 기록하며 32만 개 이상의 계좌가 개설됐으며, 2024년에도 1만 3,617개 계좌가 개설되고, 예치금은 4,413억 원입니다.
부산은행의 이번 개편은 불확실한 목표 대신 현실적인 기준을 적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상품 구조를 뜯어보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혜택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부산은행은 팬심을 이용해 실질적 혜택은 축소하면서도 마케팅 효과만 유지하려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