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업계는 혁신이 일상이고, 새로운 제품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분야로 매트 존슨의 영화 ‘블랙베리(Blackberry)'(2023)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을 다룬 영화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스마트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야기를 다룹니다.
블랙베리
1984년 캐나다 워털루 공대를 중퇴한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괴짜들로 이루어진 ‘RIM’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는데, 특별한 규율과 질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 혁신적인 전자 제품을 제작할 만큼 재능은 뛰어나지만, 경영에는 젬병이었습니다.
‘US로보틱스’라는 대형 전자업체는 RIM에서 만든 제품을 불량품으로 우기며 반품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던 일이 있었는데, 위기에 빠진 마이크를 도와준 것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짐 발실리입니다.
짐은 RIM의 가치를 발견하여 12만 5,000달러를 투자하고, 공동 대표로 취임 후 US로보틱스와 담판을 지어 정상적으로 대금을 받아 내어 마이크를 위기에서 구해줍니다.
탄생
마이크의 목표는 전화기에 컴퓨터를 넣는 것이었는데, 전화나 문자 위주의 전화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네트워크 용량과 보안 문제로 실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는 천재적인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고, 이를 알게 된 짐은 뉴욕의 거대 통신사 벨 애틀랜틱과 미팅을 잡고, 블랙베리 시제품을 본 벨의 전문가들은 “세상에서 제일 큰 삐삐”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이메일 송수신기”라고 반박했고, 결국 블랙베리는 모든 비지니스맨들이 선망하는 제품으로 등극하여 절정기엔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인기를 누렸으며, 주가는 폭등했고 마이크와 짐은 수십억 달러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쇠퇴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블랙베리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애플은 큰 화면을 위해 키보드를 버렸지만, 마이크는 여전히 자신이 도입한 키보드에 집착했는데, 결국 마이크는 혁신가였지만,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잘못을 범했습니다.
공동 대표로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짐은 취미인 아이스하키의 팀을 인수하는 데 정신이 팔렸었고, 불투명한 스톡옵션 회계 처리로 증권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손발이 묶이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성공은 어렵고, 몰락은 한 순간
블랙베리의 흥망성쇠를 충실하게 재현한 이 영화를 통해 혁신과 경영에 대한 유익한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Blackberry, 2023) 영화는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 작품상 후보에 올랐었고, 캐나다 영화상에서 14개의 트로피를 받을 만큼 재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