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저장 비율이 높은 작물로 출하기인 8~10월에 매입하여 연중 공급합니다. 2024년 판매 중인 사과는 2023년 수확한 것으로 2023년 사과 생산량은 2021년, 2022년과 비교해 급감하여 현재 금(金) 사과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과 가격 폭등 이유
2023년 봄철 이상 저온으로 냉해 피해와 서리 피해가 발생하여 사과나무에 사과가 달리는 수가 줄어들었고, 여름철 잦은 강우와 집중호우로 떨어져 버린 사과도 증가하였으며, 수확 직전엔 이상 고온으로 탄저병이 발생하여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급감하였습니다.
2021년 51만 6,000톤, 2022년 56만 6,000톤이던 국내 생산량은 2023년 39만 4,000톤으로 떨어져, 한 알에 5,000원인 사과도 등장하여 사과와 인플레이션을 조합한 ‘애플레이션’이란 합성어도 등장하였습니다.
고공행진은 계속
전반적인 생산량 감소로 재고 물량도 적고, 사과를 당장 수입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재배지가 기후 변화와 초고령화로 줄어들고 있어 이번 사태가 진정되어도 사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듯합니다.
사과 가격 폭등 이유는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문제였던 ⓐ 기후 변화 ⓑ 초고령화 ⓒ 수입 규제 등이 중첩되어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수입 규제
공급 불안 해소를 위해 사과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은 30여 개의 과일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외래 병해충 유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과는 현재 수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과일과 채소는 식물방역법에 따라 8단계의 수입 위험 분석 절차를 거쳐 병해충 안전성을 확보해야 수입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절차를 모두 통과하는 데 평균 8.1년이 걸립니다.
한시적 검역 절차 간소화
검역 절차를 무시하면 병해충 유입으로 농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다른 과일과 채소 수출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입이 국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포퓰리즘적인 정책일 뿐입니다.
위험분석 절차 진행 중
사과도 1992년 일본을 시작으로 11개국과 위험분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진행이 빠른 국가는 일본이며, 현재 5단계지만, 일본산 사과를 통해 특정 병해충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2015년 미국에서는 불법 유입된 사과 묘목으로 인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하여 2023년까지 매년 247억 원의 손실 보상과 365억 원의 방제 비용이 소요된 사례가 있어 일본산 수입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초고령화
초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로 2033년까지 축구장 4,000개 면적의 사과밭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 현재 3만 3,800ha인 재배면적은 연평균 1%씩 줄어 2033년에는 3만 900ha로 2,900ha가 줄어들어 축구장(0.714ha) 4,000개 면적의 사과밭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농사지을 사람도 없습니다. 부모가 과수원을 운영하더라도 이를 물려받겠다는 자녀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부모 또한 너무 고된 일이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없을 것입니다.
사과 가격 언제까지?
2024년 햇사과 출하 전까진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5월 이후 저장된 사과 물량이 급감하고, 7월 아오리 사과가 출하하지만, 수요가 많은 빨간 사과는 아닙니다. 그래서 현재 5~6개월 정도는 이러한 사과 가격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5월 이후 수박, 복숭아, 포도, 자두 등 햇과일 출하가 늘어나므로 과일 수요 분산 효과로 사과 가격 상승 압력이 약화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8월 본격적인 햇사과 출하까지 작년과 같은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 사과 가격은 금(金)을 넘어 비트코인이 될 수도 있겠네요.
대책 마련 필요
현재 사과 가격이 높은 이유가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최근 대형마트나 이커머스 업체는 농산물 지역거점센터나 농가 등과 직거래하므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사과는 묘목부터 수확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기후 변화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사과 생육 전 단계에 걸친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육을 위한 최적지를 탐색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