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오전 11시쯤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한 남성이 찾아와 조용히 상자 하나를 남겨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습니다. 상자를 개봉하니 그 안에는 과자, 라면, 간식, 옷 등과 함께 봉투가 하나 있었습니다.
기부 상자
봉투에는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천 원짜리 지폐 3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3만 원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금액의 가치를 많고 적음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좀 힘듭니다.
편지가 있었고,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첫째가 장애 3급이고 수급자 가정인데, 폐지를 팔아 돈을 모았습니다. 능력이 여기까지라 옷 사고 과자 사니까 3만 원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어린이날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되어 피자라도 사 먹었으면 합니다.
선한 영향력
봉투에 담겨 있는 금액이 3만 원이라는 것을 듣고 필자는 ‘너무 적은데’라고 생각했는데, 편지의 내용을 알고 난 후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들었고, 물질의 크기에만 가치를 매기며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부가 처음은 아닙니다. 2023년에도 화재에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 달라는 편지와 폐지를 팔아 모은 돈 45,000원을 주민센터에 두고 가신 것을 CCTV 확인으로 발견하였습니다.
올해도 주민센터에 상자를 가져다주려 했지만, 휴일이라 지구대에 두고 간 것입니다. 해당 지구대도 큰 울림을 받았고, 기부 상자를 잘 전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세상을 지키는 마음
부자(父子)의 마음은 정말 부자(富者)였습니다. 이런 분들이 세상을 지켜주고 계시고, 이러한 선한 영향력의 감동이 몇 명의 생명을 구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