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처음 유통되기 시작해 불과 8년 만인 2022년 국내 포도 시장 재배 비율 41.4%를 차지한 샤인머스캣 열풍이 불과 2년 만에 재배 비율이 내림세로 돌아섰는데, 달콤한 맛으로 기존 포도의 3~4배 가격을 받던 샤인머스캣의 전성기는 2년 천하로 끝나는 것일까요.
2년 천하로 끝난 샤인머스캣
‘포도계의 에르메스’, ‘망고 맛 포도’라는 별칭을 얻으며, 한때 비싸지만, 맛있는 명품 과일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샤인머스캣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것은 소비자로선 환영할 일이지만, 그것도 기대감을 온전히 충족해 줄 때 해당하는 말입니다.
샤인머스캣의 인기가 치솟자, 내리막길을 걷던 포도 농가도 덩달아 활기를 띠었는데, 2000년 이후 줄곧 줄어왔던 포도 재배 면적은 샤인머스캣의 인기로 2019년 1만 2,676ha(헥타르)로 반등했습니다.
이후 재배 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전국 포도 재배 면적 중 큰 비율을 차지한 것은 샤인머스캣입니다. 2017년 전체 포도 중 샤인머스캣 비율은 4% 수준이었지만, 2023년엔 43.9%로 급증했습니다.
이렇게 너도나도 샤인머스캣 재배에 뛰어들자, 가격은 낮아지고 품질 논란도 불거졌는데, 샤인머스캣이 채 성숙하기 전에 수확하거나, 한정된 농지에 과밀하게 묘목을 심는 등 농가가 이익만 과도하게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악순환
포도 유명 산지인 김천시 농가에서는 샤인머스캣의 적정 밭 용량으로 600평당 9,000송이 정도를 제시하고 있지만, 농가에선 많이 심을수록 당장의 이익이 많이 나는 탓에, 600평에 15,000송이까지 심기도 하여 땅의 영양분이 과일로 잘 전달되지 않아 당도도 떨어지고, 크기도 작아졌습니다.
이 탓에 한때 한 송이에 2만 원이 넘던 샤인머스캣은 2023년 기준 5,000원까지 거래됐으며, 2024년 7월 기준 2kg당 24,442원으로 거봉 23,600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결국 샤인머스캣이 예전만큼 돈이 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캠벨얼리﹒거봉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은 2024년 샤인머스캣 재배 비율은 증가세가 꺾여 42.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대신 국내에서 주로 팔리던 ‘캠벨얼리’와 ‘거봉’은 그 빈틈을 노리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도 캠벨얼리와 거봉에 다시금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마트는 여름 과일 기획전에서 캠벨얼리와 거봉을 판매 중이며, 쿠팡은 포도 농가에서 직접 포도 28톤을 매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