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항상 존재해 왔겠지만, 이 감정이 치솟은 계기는 스마트폰 사용이 흔해진 이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의 외로움은 급격히 상승했고, 타인과의 연결을 위한 서비스와 상품을 찾으며, 외로움 경제가 탄생하였습니다.
외로움 경제 시대
현대사회에서 개인은 무엇이든 성과를 내야하고, 자기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SNS가 대중들에게 익숙해지며, 이런 압박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게시물이 ‘좋아요’를 많이 받고, 많이 공유되도록 개인은 더욱 최상의 모습을 보이려 애씁니다.
회사에서는 자기 자신을 타인이 원하는 유형의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정작 본인의 진정한 모습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어 아바타의 삶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위기
현재는 글로벌 외로움 위기 시대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023년 세계 142개국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응답자 중 20대의 27%,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17%가 심각한 수준의 외로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1인 가구의 급증과 비대면 생활의 확산, 회사의 성과 압박, 그리고 화려한 세상 속에서 나 혼자만 남겨져 있다고 느끼게 하는 SNS 등이 고립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기회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외로움은 인간의 본능이 아닙니다. 그래서 외로움을 느낄수록 더욱 타인과 연결되길 바라곤 합니다. 이런 점은 국내의 ‘혼족’ 문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혼족’은 밥을 먹거나, 여가생활을 즐길 때 오로지 혼자 활동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혼족’도 결국 온라인에서 ‘혼족’ 커뮤니티를 찾습니다. 혼자 활동하는 것을 즐기지만, 온라인에서 타인과 연결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이 등장하며 외로움 경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스퀴시멜로
현재 미국에선 ‘스퀴시멜로(squish mallow)’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감촉의 봉제 인형으로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푹신한 쿠션을 갖고 있는 상품과 가방 등에 부착하는 작은 인형이 애착 인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귀가한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그루브(GROOVE) X’가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로봇 ‘러봇(LOVOT)’을 베네핏 재팬(Benefit Japan)이 로봇 금액과 별도로 월 이용료를 받지만, 반려 로봇으로 인기입니다. 그리고 특정 주제나 취미를 중심으로 만남과 교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낙엽을 쓸어 담는 사람들의 모임
‘리프 레이커스 소사이어티(Leaf Rakers Society)’는 ‘낙엽을 쓸어 담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로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2018년 스타벅스의 가을 한정 메뉴인 ‘호박 라테’ 출시를 기점으로 만든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입니다.
펜실베이니아 경영 대학 피터 페이더 교수도 인정한 고객 중심적 커뮤니티로 가을에 즐기면 좋은 음식과 음악에 대한 정보 공유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끼리 교감하는 비밀스러운 사교 모임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영국 보다폰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다폰(Vodafone Group PLC)은 이동 통신 기업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2위의 이동 통신 회사입니다. 보다폰은 루마니아에서 고향이 그리운 학생들이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의 집을 방문해 같이 식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과 할머니가 함께 요리하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에 전 세대가 공감하였고, 이를 계기로 스마트폰과 SNS 사용법을 익힌 할머니도 많아졌습니다. 결국 외로움 경제는 외로움을 느끼는 개인이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동체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