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여파로 여름과 겨울의 계절적 특성이 뚜렷했던 울릉도만의 특색이 사라지고 더운 남부 지방 날씨를 따라가고 있는데, 울릉도 일대 기상 분석 결과 연평균 기온﹒습도﹒적설량 등 대부분 지표가 제주도와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뜻한 울릉도
울릉도가 제주도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해수면 온도와 기온이 오르며 동해의 섬과 남해의 섬이 가지고 있던 기상적 특성과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입니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여름과 겨울의 계절적 특성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온난화로 인한 계절 패턴 붕괴와 기후변화 양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과거 울릉도와 현재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적설량의 감소로 울릉도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이 유명한데,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렸습니다.
1973년부터 전국에 기상 관측망이 설치되었는데, 이때부터 10년간 울릉도의 연평균 적설량은 310.2cm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은 248.4cm가 내려 61.8cm가 줄었습니다.
눈 많은 겨울
예전엔 울릉도에 한 번 눈이 내리면 100cm 이상 쌓일 때가 많았는데, 2018년 이후에는 이런 광경도 사라졌습니다. 대신 연평균 강수량은 1266.6mm에서 1484.5mm로 늘었는데, 연평균 기온이 12.1도에서 13.4도로 올라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린 것입니다.
겨울철 적설량이 줄고 있다는 것은 겨울과 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겨우내 눈이 많이 내리면 봄까지 눈이 천천히 녹아서 지면에 꾸준히 수분을 공급하는데,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리면 짧은 시간 동안만 지면을 적시고 흘러 나가버립니다.
그래서 겨울과 봄이 건조해져서 울릉도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습도는 70.3%로 과거 10년의 기록인 73.8%보다 3.5% 줄었습니다.
덥고 습한 여름철
습도 수치는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여름철엔 높아진 기온과 늘어난 강수량의 영향으로 체감 습도가 과거보다 높아져 예전 여름에는 선풍기만으로도 지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에어컨이 없이는 버티기 힘들게 된 것입니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
동해 해수면 온도는 과거 남해와 비슷해졌는데, 최근 10년(2014~2023년)간 동해는 17.7도를 기록해 남해의 과거 10년(1973~1982년) 기록인 18.4도와 0.7도 차이만 있어 울릉도 일대에서 잡히는 어종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동해안 일대에선 오징어 어획량이 2003년 23만 3,254t에서 2023년 1,456t으로 줄었고, 방어는 426t에서 4,186t으로 10배 정도 늘었습니다. 그래서 울릉도 일대가 오징어잡이 배로 불야성이던 모습은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동해 수온 증가는 울릉도산 오징어의 씨를 말리고 있으며, 대신 온대성 회유 어종인 대방어의 개체수는 늘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