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상가 뒤 종로세무서 골목길을 걷다 보면 5층 건물의 리모델링이 진행 중입니다. 규제가 많은 지역이라 리모델링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뭐가 들어오는 거지? 헉! ‘을지면옥’ 여기에 재오픈하는 군요.
을지면옥 재오픈
을지면옥은 서울 중구 세운지구 재개발로 주변 노포(오래된 식당)들이 문을 닫았지만, 끝까지 을지로를 지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재개발 시행사의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소송에서 시행사가 승소하여 을지면옥은 2022년 6월 2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마지막 영업을 하였습니다.
이날 마지막 을지면옥 냉면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고, BTS ‘RM’도 방문하여 그의 인스타그램에 을지면옥 입구 사진과 ‘ㅠㅠㅠ’라는 문구를 남길 정도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렇게 을지면옥은 37년간 이어온 영업 중 팻말을 뒤집었습니다.
홍정숙 대표는 “내년 여름에 만나자. 새 장소는 인터넷에 공지하겠다.”라고 이날 손님들과 일일이 손을 붙잡고 말했지만, 2년이 지나 그 약속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새로 여는 건물은 한창 수리 중으로 2024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을지면옥 냉면을 다시 맛볼 수 있습니다.
이전 위치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 55-1번지, 5층 건물 1~3층을 냉면집으로 사용하여 재오픈합니다.

을지면옥 이모저모
을지면옥에 대해 잠시 써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재오픈하면 분명 줄을 길게 설게 뻔한데, 그때 이런 말을 좀 읊조려 주면 있어 보이잖아요. ‘을지면옥’은 ‘우래옥’, ‘평양면옥’, ‘필동면옥’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평양냉면 4대 노포입니다.
서울에서 평양냉면은 크게 ‘의정부 계열’, ‘우래옥 계열’, ‘장충동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을지면옥은 여기서 의정부 계열에 속합니다. 홍정숙 대표 아버지 홍영남 씨는 평안도 대동군 출신으로 1969년부터 경기도 전곡 ‘평양면옥’에서 냉면을 만들어 판매하였습니다.
이후 1987년 의정부로 이전하였으며, 장남 홍진권 씨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을지면옥’은 1985년 홍영남 씨의 둘째 홍정숙 씨가 맡아 문을 열었고, ‘필동면옥’은 맏딸 홍순자 씨가, 서초구 잠원동 ‘본가 평양면옥’은 셋째 홍명숙 씨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냉면 특징
냉면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이용한 육수를 사용하고, 맛이 안 느껴질 정도로 심심한 맛과 먹을수록 특유의 감칠맛이 올라오며,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살짝 뿌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냉면과 더불어 ‘편육’이 냉면 못지않은 인기 메뉴로 편육과 소스의 궁합이 좋아 소주 안주로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다시 을지로 돌아갈 계획?
오래 걸렸지만, 드디어 을지면옥이 낙원동에 문을 엽니다. 을지로 재개발이 끝나면 을지로로 돌아갈 건지에 대한 물음에 홍정숙 대표는 “이제 여기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건물을 인수했으니까요. 암튼 낙원동 을지면옥 시대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