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계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를 예상하여 판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시작하였습니다. 2023년 1월에는 테슬라가 주요 지역에서 19% 인하하며 가격 인하를 시작하였지만 2024년은 BYD를 선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치킨 게임 시작
‘치킨 게임’에서 치킨은 ‘겁쟁이’를 의미합니다. 즉 ‘겁쟁이 게임’으로 마주 보고 달리는 두 자동차 중 누가 핸들을 돌릴 것인지 가린다는 의미로 결국 자기도 피해를 감수하며 출혈 경쟁을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치킨 게임은 2023년 1월 테슬라의 19% 가격 인하로 시작되었습니다. 테슬라는 미국·유럽·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가격을 내리며 가격 인하 1차 전쟁을 시작하였고, 2024년 2차 전쟁이 시작하였습니다.
2차 전쟁의 시작은 테슬라가 아닙니다. 2023년 4분기 세계 전기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른 BYD입니다. BYD는 세계 주요 국가에서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하하였고 전기차 업계도 뒤이어 가격 인하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치킨 게임은 특정 산업의 선두 업체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가격을 무기로 경쟁사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상 사용됐습니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일명 ‘옥석 가리기’가 시작하였고 그 속도도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BYD는 독일에서 15%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전쟁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후 테슬라는 독일·프랑스·노르웨이·네덜란드·덴마크에서 최대 10% 가격 인하를 시작하며 반격하였습니다.
이렇게 가격 인하를 시작하는 것은 아무 업체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규모 판매망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적자가 확대되어 생존마저 불투명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이렇게 가격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업체는 테슬라가 유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BYD의 가격 인하 시작으로 BYD가 테슬라와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BYD가 이런 치킨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생산 방식도 한몫 거들었습니다. BYD는 테슬라와 달리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생산하고 있으며 배터리 등의 핵심 부품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수직 계열화에 성공한 BYD는 2023년 3분기 영업이익률 13.6%를 기록하며 테슬라의 7.6%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라지는 보조금
전기차 업계의 가격 인하는 주요 국가의 보조금 정책이 없어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보조금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현대차, 포드, 리비안, 루시드 등 주요 전기차 업계도 할인을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부문은 실적 공개를 꺼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일각에서는 적자 상황으로 예상합니다.
전기차 실적만 따로 공개하는 포드사는 2023년 1분기에서 3분기까지 누적 적자액은 약 4조 1,600억 원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인하를 시작하면 누적 적자 폭은 더욱 커지겠네요.
전기차 시장의 옥석 가리기는 시작되었고, 이 치킨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