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각생 일본차 업계 전략

2023년 판매량 기준 일본 2위 자동차 기업 ‘혼다’와 4위 ‘닛산’이 손을 잡고 전기차 핵심 기술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100년에 한 번 있는 자동차 산업 변화의 시기에 세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입니다.


일본차 업계 전기차 대응 전략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유럽이 26%로 1위지만, 25%의 점유율로 일본차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 전기차 시장에선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집니다. 도요타는 2023년 세계 시장에서 1,031만 대를 판매하여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전기차는 1%인 10만 대에 그쳤습니다.

이것은 테슬라, BYD, 현대차 등에 비해 크게 뒤쳐진 수치이며, 닛산은 전기차 2만 대 정도 판매했고, 혼다는 전기차를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차가 ‘지각생’, ‘열등생’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1980~1990년대 일본 전자·가전·반도체 기업들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가전 업체와 히타치·도시바·NEC·후지쓰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기업이었지만, 이들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기술과 시장 개척의 방법을 협력보다 홀로 하는 것을 선택하여 삼성, LG 등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일본차 업계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경쟁 관계지만, 과감하게 손잡는 동맹으로 반격에 나선 것입니다.


기업 동맹

도요타·혼다·닛산·마쓰다·스바루 일본 자동차 기업 5곳과 덴소·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 부품사 7곳은 2023년 말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자동차용 첨단 시스템온칩 기술 연구 조합’이라는 연구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반도체는 전기차에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기술이 겹겹이 쌓이며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내연기관 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가 들어가는데, 전기차에는 500~600개, 자율주행차에는 1,000개 이상이 필요합니다.

일본차 업계는 일본 고유 기술로 자체 제작하여 여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배터리 공동 개발

도요타는 2023년 10월 ‘이데미쓰코산’ 일본 대표 석유화학 기업과 ‘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도 시작하였으며, 적은 용량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의 개발이 목표입니다.

미국용 전기차 개발

닛산과 미쓰비시는 1톤 전기 픽업트럭 등 미국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섰습니다. 미쓰비시는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판매 중이고, 닛산은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어 두 기업의 기술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신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IT 가전 기업과 협업

일본차 업계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 IT 가전 업계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혼다는 소니와 2022년부터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전기차 ‘아필라’를 개발 중이고, 파나소닉은 닛산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와 협업해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혼다와 소니가 개발 중인 전기차 아필라 모습


수요 둔화기 노림수

일본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인 지금이 동맹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테슬라, BYD, 폴크스바겐, 현대차그룹 등 선두 주자를 추격할 시간을 벌어 호재라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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