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한여름에도 가죽재킷 사랑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고 한여름에도 가죽재킷을 입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어느샌가 그의 시그니처 룩이 되어버린 가죽재킷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저 단순히 남성미를 강조하기 위한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요?


블랙 가죽재킷을 사랑하는 젠슨 황

1928년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좀 더 멋진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탄생한 블랙 가죽재킷은 ‘말런 브랜도’가 주연을 맡은 영화 ‘위험한 질주’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를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는 권위에 저항하며 폭주하는 젊은이들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는데, 소위 ‘브랜도 룩’이라 불리던 복장은 한때 미국 학생들에겐 금지 복장이 되기도 했기에, 그 영향력과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남성미 강조

20세기 후반 남성미를 강조하는 전형적인 옷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가죽재킷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특히 존재감을 높였는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게리 쿠퍼’,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떠올려 보면, 가죽재킷이 만들어낸 용기와 탐험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 우리 뇌에 각인됐습니다.

그중 블랙 색상의 가죽재킷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황갈색 색상보다 차가운 도시 남자의 전형으로 더 강인하고 강렬한 느낌을 풍겼습니다.

I’m always cool

2024년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한 기자는 젠슨 황에게 “안 더워요?”라고 물었고, 젠슨 황은 “I’m always cool”이라고 답했는데, 여기서 젠슨 황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전형적인 블랙 가죽재킷이 갖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블랙 가죽재킷만 한 아이템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인 ‘앤드 워홀’, ‘전격 Z작전’의 ‘데이비드 하셀호프’, ‘터미네이터’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블랙 가죽재킷 하나로 이미지를 굳혔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와 ‘블레이드’에선 선과 악의 모호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블랙 가죽재킷과 코트를 사용하였습니다.


이미지 메이킹

젠슨 황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미래 기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를 공급하는 회사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블랙 가죽재킷 선택은 그야말로 쉽고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낯선 나라의 아시안 소년은 아무리 똑똑한 모범생일지라도 미국 주류 사회에서 치이고 밟히기를 수없이 반복했을 것입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젠슨 황의 스타일링은 단일한 스타일링을 고집하던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와는 전략적 차원에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일에 집중하기 위해 옷의 선택을 단순하게 했다’라는 어쩌면 패션과 스타일을 무시하는 진부한 답변을 넘어, 역사와 미디어 속 캐릭터들이 선택한 강력한 방법을 택하면서, 매번 조금씩 다른 디자인으로 젠슨 황만의 스타일 변화를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기로 해 옷 따위를 선택하는데 자기 두뇌 용량을 조금 더 써도 부족할 리 없는 사람, 인공지능(AI) 황제라 불리며 획기적인 기술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그의 선택은 엔비디아 창업자다운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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