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때 축의금은 보통 친척이나 친구가 받아주었는데, 요즘 결혼식장 모습은 좀 낯섭니다. 접수대 대신 ‘축의금 접수 키오스크’ 기계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하객 이름과 신랑 또는 신부 측과의 관계를 입력하고 현금을 넣으면, 식권과 주차권이 나옵니다.

축의금 접수 키오스크
축의금 키오스크 접수는 접수대를 맡길 친﹒인척 등이 마땅치 않을 때 예비부부들이 선택했던 방법인데, 사람들의 평이 좋고, 분실 사고와 명부 관리가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한 키오스크 대여 업체는 결혼식이 많은 9~10월은 예약이 꽉 찼을 정도입니다.
대여 비용은 20만 원 정도인데, 친척이나 친구가 접수대에서 예식도 보지 못하고 앉아 있는 것보다 20만 원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결혼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키오스크 축의금은 결혼식이 끝난 뒤 바로 신랑﹒신부 측에 전달합니다.
축의금과 함께 명단과 금액이 엑셀 파일로 정리되어 제공되니, 집에서 두꺼운 장부를 넘기며 ‘이게 무슨 글씨일까?’를 고민하며, 누가 얼마를 냈는지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키오스크로 축의금을 받으면, 절도와 사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절도﹒사기 예방
결혼식장 접수대 앞은 유난히 혼잡합니다. 그래서 그 틈을 타 축의금을 빼돌리거나, 빈 봉투를 내고 식권이나 기념품을 받아 갔다는 피해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키오스크를 사용하면, 이런 악질적인 행위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 의견
‘키오스크’라는 단어가 나오면 으레 따라오는 말이 있는데, ‘고령층이 불편하다’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엔 ‘고령층은 키오스크를 못한다’라는 생각이 심겨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롯데리아 가보니 어르신이 혼자 키오스크 조작해서 주문하시던데 말입니다.
키오스크는 누구나 막상 처음 보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키오스크만 있는 곳은 잘 안 가긴 하는데, 그래도 막상 해보면 또 어찌저찌 됩니다. 결혼식장은 낯선 곳보다 더 나은데, 도와주시는 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널린 게 친﹒인척일 텐데 말입니다.
결혼식 방문 목적
키오스크가 사람 대신 축의금을 받으면 ‘하객 마음이 담긴 성의라서 기계가 받으면 예의가 아니다’, ‘인류애 상실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접수대에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을 적는 것은 그저 과정일 뿐입니다. 당신의 방문 목적을 잊지 마세요. 당신은 신랑과 신부의 앞날을 축복해 주기 위해 어려운 걸음 하신 겁니다.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신랑﹒신부 측과의 관계와 이름을 입력하기에, 혹시나 모를 개인 정보 유출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시간이 흐를수록 키오스크가 일반화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