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스로 보여 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본능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에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발생 후 경호 요원들은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그를 재촉했지만, 그는 피 묻은 주먹을 불끈 쥐고 공중으로 여러 차례 치켜들며 외쳤습니다. “Fight”

트럼프 총격 사건 후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


트럼프 역사에 잊히지 않을 이미지를 남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 시각 6월 13일 오후 6시 11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유세를 시작한 지 약 8분 후 불법 이민 문제를 언급하던 중 총격을 받았고, 트럼프는 오른손으로 오른쪽 귀를 움켜쥐고 단상 아래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트럼프가 준비된 차트로 고개를 돌릴 때 총격이 시작되어 무사할 수 있었는데, 얇은 폭죽 소리와 비슷한 총성이 연이어 이어졌기에 지지자들을 향해 정면을 보고 있었다면 총알을 피할 틈도 없이 피격됐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트럼프의 본능적인 쇼맨십은 달랐습니다. 경호 요원들은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촉했지만, 그는 “싸워라(Fight)”를 외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고, 지지자들은 “USA”를 연호했습니다.

본능

뉴욕타임스는 이 장면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의 본능적 연결, 현대 미디어 시대에 대한 숙달을 이보다 완벽하게 보여주는 순간을 상상하기 어렵다. 역사에 잊히지 않을 이미지를 만들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의 행방이 윤곽을 잡은 듯합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되었으나, 지지자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안타까운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총기 규제

피격 사건으로 총기 규제 이슈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 시도와 개브리 기퍼즈 연방하원의원 피격 때도 총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1년 대학 중퇴생 존 힝클리가 쏜 총탄에 가슴을 맞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지만, 그의 옆에 있던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은 머리에 총을 맞고 하반신이 마비되었습니다.

브래디는 1993년 면허가 없는 개인에게 권총을 판매﹒배송﹒양도하기 전에 5일의 대기 기간을 두는 ‘브래디법’이 통과되는 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개브리 기퍼즈 연방하원의원

기퍼즈 하원의원은 2011년 애리조나 투손의 한 슈퍼마켓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던 중 암살범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사건 이후 범죄자와 정신질환자는 총기를 소유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총기 규제 운동이 미 전역에서 일어났습니다.

AR-15 소총

용의자가 이번 사건에 사용한 무기는 군용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AR-15 소총으로, 총기 난사범들이 주로 사용해 악명이 높습니다. 그리고 AR-15를 비롯한 반자동 소총의 규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은 규제 강화를, 공화당은 총기 소유의 자유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는데, 이번 총격으로 트럼프의 총기 규제 관련 입장이 바뀔지도 주목되는데, 트럼프는 미국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두 번째 임기에는 총기 휴대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에 대한 조 바이든의 모든 공격을 물리치겠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20세 용의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의 DNA와 사진 및 기타 정보를 이용해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범죄 현장에서 약 88km 떨어진 베설파크에 사는 크룩스는 2022년 베설파크고를 졸업했고, 특별한 범죄 기록은 없습니다.

당국은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으며,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총격 몇 분 전 크룩스는 소총을 들고 유세장 인근 건물로 올라갔는데, 이를 본 한 남성이 총격범을 가리키며 경찰에게 경고했지만,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크룩스는 총격 직후 비밀경호국(SS) 저격수들에게 머리에 총상을 입고 즉사하였습니다. 막을 수도 있었던 참사였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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