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가 전격 합병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합병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급성장 중인 쿠팡플레이 대응을 위한 생존 전략으로 티빙·웨이브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1위 OTT 플랫폼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티빙·웨이브 합병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과 SK스퀘어의 OTT 플랫폼 ‘웨이브’가 2020년부터 이어졌던 두 회사의 합병 논의가 더 이상 지체되면 OTT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 극적인 타결을 끌어냈습니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양사는 티빙·웨이브 합병 양해각서(MOU)를 12월 초 체결할 예정이며 합병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CJ ENM이 합병법인 최대 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로 오를 것이라 예상하며 실사를 거친 후 2024년 초 본계약을 맺을 전망입니다.
티빙 주요 주주인 네이버, SLL중앙, KT스튜디오지니 등과 웨이브 주요 주주인 SBS, MBC, KBS 등도 합병법인 주주로 남을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주요 주주들이 합병법인 주주로 남게 되면 합병법인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종합편성채널, 지상파의 콘텐츠도 유통할 수 있는 대형 국내 OTT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이번 합병으로 탄생하는 하나의 OTT 플랫폼에 가입하면 국내 유통 중인 대부분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가입 유인 효과도 누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현재 국내 사용자가 이용 중인 OTT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 1,137만 명, 쿠팡플레이 527만 명, 티빙 510만 명, 웨이브 423만 명으로 티빙·웨이브 합병으로 MAU 933만 명에 달하는 국내 1위 OTT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심각한 적자 상황
CJ ENM은 다양한 콘텐츠를 내세워 국내 OTT 시장에서 독주하였지만, 쿠팡플레이에 MAU 1위 자리를 내어주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월 구독료 4,900원으로 쿠팡플레이도 이용할 수 있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성장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티빙·웨이브 플랫폼은 쿠팡플레이에 대항하기 위해 질 높은 콘텐츠 투자가 필요하였지만, 적자가 문제였습니다. 2020년 티빙은 61억 원이던 순손실이 2022년 1,192억 원으로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2023년 3분기까지도 1,177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여 CJ ENM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였습니다. 웨이브도 2023년 3분기까지 797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렇게 손실이 발생하니 양사는 큰 비용이 소모되는 새로운 콘텐츠를 유통하는 대신 철 지난 콘텐츠를 유통하여 구색 갖추기에 급급할 뿐이었습니다.
이번 티빙·웨이브 합병이 성사되면 양사가 쓰던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어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늘릴 수 있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티빙·웨이브 합병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OTT 플랫폼의 공세와 급성장하는 쿠팡플레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위한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CJ와 SK 양사의 공감으로 성사되었습니다.
합병 걸림돌
티빙·웨이브 합병이 무난히 진행되진 않을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의 기업결합 심사 당시 합산 점유율 18.05%가 넷플릭스 38.22%의 절반에도 못 미쳐 합병을 승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티빙·웨이브 합병은 합산 점유율이 약 32%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