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포스터와 예고편,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파묘는 오컬트 장르 연출 전문 장재현 감독의 영화로 2024년 2월 22일 개봉하였고, 파묘 개봉 첫날부터 33만 관객 동원을 보이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파묘 간단한 줄거리 소개
미국 LA, 한 한국인 가정의 장손이 병원에서도 치료하지 못하는 기이한 병에 걸려 울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가족들은 해결책을 찾다 결국 무속신앙까지 찾게 되었고, 거기서 무당 이화림(김고은)을 만납니다. 이화림은 집안에 아이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파합니다.
실제로 아이의 아버지도 원혼에 시달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다 원인이 묫자리를 잘못 써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는데, 부잣집에서는 쓰지 않을 법한 악지(惡地)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말하기 어려운 비밀들이 이어집니다.
파묘 과정에서 무당 이화림은 대살굿(동물을 죽여 신에게 바치는 굿거리 일종)을 진행하였으나 문제가 발생하였고, 파묘 영화 포스터에도 적혀 있는 ‘험한 것이 나왔다(The Vicious Emerges)’라는 대사가 이어집니다. 이후 일파만파 놀라운 사건이 이어집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한국의 근대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장재현 감독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 영화로 장편 영화에 데뷔하였습니다. 검은 사제들에는 강동원, 김윤석 배우가 출연하여 엑소시즘을 하는 신부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정재 주연의 ‘사바하’도 연출하였습니다.
장재현 감독 작품들은 모두 오컬트 호러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두 작품의 공통점은 악령을 퇴치하는 사람들이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데, 검은 사제들에서는 신부, 사바하에서는 종교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목사가 등장합니다.
종교에 귀의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역학 안에서 기이하게 맞물려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은 묘하게도 코믹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파묘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문적인 무속인도 등장하며 땅을 보는 풍수사, 장의사도 등장하는 데 일종의 팀을 이뤄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파묘는 오컬트 장르의 영화이긴 하지만, 무서움보다는 흥미진진한 기이한 재미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공포 영화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크게 얻지 못하고 있는데, 파묘는 장르적인 특징도 있지만, 장르를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다가가려는 영화적인 노력도 있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어렸을 때 실제로 파묘 후 관을 이장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었으며, 그때 그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의사, 풍수사, 무속인 등을 만났으며 파묘와 이장에도 참여하여 그 과정에서 그들의 실정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관에 직접 누워보는 등 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장재현 감독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의 영혼입니다.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 사이의 알 수 없는 현상, 존재 등이 장재현 감독을 자극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컬트 장르는 사람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연출을 하지만, 장재현 감독은 사람을 두려움으로 압도하기보다는 그 안에 흥미진진한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파묘 같은 경우도 단순히 원혼이 등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파묘와 이장을 하는 과정에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내포되어 있고, 역사적인 맥락이 어떻게 이입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 감독과 배우
파묘 영화감독과 배우 중 일부는 기독교인입니다. 심지어 무당역을 맡은 김고은 배우의 종교가 기독교라서 교회 집사였던 감독은 그녀에게 배역을 부탁할 때 종교 때문에 거절할 것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장의사 역을 맡은 유해진 배우는 이장이나 염을 할 때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뭔가 영화가 처음부터 기이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실제로 교회를 다니지만, 점을 보거나 굿을 하는 분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결국 믿음과 신앙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결국 사회학적인 측면에서는 중첩적일 수밖에 없듯이 사회현상에서는 경계를 넘어서는 일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창작자는 놓치지 않았기에 더욱 흥미롭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믿고 보는 배우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의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캐릭터 앙상블을 보는 재미도 있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연기력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끌어 나가는 능력도 대단합니다.
특히 최민식 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팽팽하게 이끌어가며 김고은 배우는 벼린 칼처럼 신들린 무당 연기를 보여주는데, 실제 무속인이라도 믿을 정도입니다. 연출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담담한 절제감이 있어 더욱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최민식, 유해진 배우는 영화의 기반을 맡아주고 있고 김고은, 이도현 배우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갑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욱 빛나는 영화로 짓눌릴 듯한 무서움보다는 흥미진진함이 더 큰 영화입니다.
파묘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