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E 경주는 ‘전기차 세계의 F1’으로 불리는 전기차 경주 대회로 F1과 유사한 형태의 차량과 같은 코스를 사용하며, 전 세계 8개 도시를 순회하고,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질주의 쾌감을 제공하는데, 포뮬러E의 최신 기술도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포뮬러E 경주 대회
포뮬러E 경주에 사용되는 차량에는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의 차량 경량화 기술을 대거 적용하였는데, 철이나 알루미늄보다도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를 사용한 차체에 특수 금속과 고강도 플라스틱 등을 사용한 각종 부품이 조립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접착제’입니다. 금속으로 만드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포뮬러E 차량은 다양한 복합 재료를 사용하므로, 용접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볼트나 너트, 리벳(rivet) 같은 별도의 고정 부품도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없는데, 대부분 철 재질로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포뮬러E 차량은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차체와 연결된 금속 및 플라스틱 재료를 첨단 접착제를 사용해 매끈하게 붙이며, 이 덕분에 차체의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 F1 차량의 무게는 798kg인데, 포뮬러E 차량은 390kg에 달하는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900kg 정도입니다.
F1 차량과 비교해도 약 100kg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양산형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300~500kg가량 무거운 것과 비교할 때 격차를 크게 줄인 것입니다.

접착제
격렬한 경기 중에 접착제가 쉽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포뮬러E 차량에 쓰이는 특수 접착제(구조용 접착제) 무게는 볼트나 너트, 리벳보다 훨씬 가볍지만, 경주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하중을 거뜬히 견뎌냅니다.
그리고 접착제는 단순히 무게만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볼트나 용접은 사용 과정에서 충격을 지속해서 받으면 연결 부분이 쉽게 손상되거나 ‘스트레스 점’이 발생할 수 있고, 차량 안팎의 돌출 부분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하면 접착 부위 전체로 하중이 분산되므로 스트레스 점이 잘 발생하지 않으며, 차량 표면을 이음새 없이 매끄럽게 만들어 공기 역학적으로도 유리합니다.
1만분의 1초를 놓고 다투는 경주용 차의 특성상 무게와 구조 강성, 외형의 차이는 극단적 가속과 민첩한 커브 통과가 끝없이 반복되는 레이스 트랙에서 큰 영향을 미치므로, 레이싱 팀 간에는 더 가볍고 튼튼한 접착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조립에도 필수
접착제 기술은 포뮬러E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데도 핵심인데,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리튬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와 화학 물질 노출에 잘 견디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잦은 사고가 발생하므로, 충돌 사고 발생 시 배터리가 파괴돼 쏟아져 나오지 않도록 단단하게 잡아주는 강성도 있어야 합니다.
헨켈(Henkel)
현재 총 11개 포뮬러E 레이스팀에서 23명의 드라이버가 경쟁하고 있는데, 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수는 ‘태그호이어-포르셰’ 팀의 파스칼 베어라인(Wehrlein) 선수이며, 태그호이어-포르셰 레이싱팀은 독일계 글로벌 기업 헨켈(Henkel)의 ‘록타이트(Loctite)’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헨켈의 접착제는 포뮬러E뿐만 아니라, 양산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조립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태그호이어-포르셰 팀은 ‘헨켈의 접착제 기술 없이는 포뮬러E 차량을 만들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항공기와 우주선, 반도체, 카메라, 의료기기, 로봇 등 수많은 첨단 기기를 만드는 데 접착제는 더욱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현실에 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또 다른 혁신 기술이 필요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