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플루언서 말 한마디가 애널리스트의 추천 리포트보다 주가 부양에 큰 효과를 발휘하여 핀플루언서와 협력하는 상장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랄하고 정제되지 않은 어조로 기업을 평가해 경계했지만, 지금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핀플루언서 영향력
‘핀플루언서’는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많은 팬을 거느린 ‘파이낸셜 인플루언서’를 의미하며, 예전과 달리 많은 상장사는 핀플루언서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대립하기보단 협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신성이엔지는 SNS에서 회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려고 핀플루언서를 초대하는 기업 탐방 행사를 주기적으로 여는데, 유튜브 구독자 40만 명을 보유한 핀플루언서가 이 회사의 생산시설을 탐방하기도 했고, ‘주식 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차전지 사업을 하는 한 상장사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핀플루언서를 찾고 있는데, 이들을 초대해 신사업을 설명하는 탐방 행사부터 유튜브 콘텐츠 제작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은 2023년 주가가 급등한 ‘금양’과 ‘에코프로그룹’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수많은 개미 팬을 거느린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의 영향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였습니다.
긍정과 부정
핀플루언서는 애널리스트들이 다루지 못하는 숨은 알짜 종목을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 기법을 알려주고 유망 종목을 찾는 길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핀플루언서와 상장사 간 밀착 관계가 형성되면 그 취지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간혹 상장사가 핀플루언서를 열심히 찾는 이유는 자금 조달 때문인데, 만기를 앞둔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유도하거나, 높은 주당 가액으로 유상증자를 하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핀플루언서는 경제적 대가를 받기도 하는데, 기업 주가에 도움 되는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편당 500만~2,000만 원을 받기도 합니다. 기업으로선 최소 수억 원이 드는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과 비교하면 핀플루언서와의 협력이 가성비 높은 선택지인 것입니다.

핀플루언서 = 여왕개미
대부분의 군락에서는 여왕개미가 개미 군락 내의 모든 개미의 어머니이다. 여왕개미와 일개미는 모두 ‘인간’이라는 같은 종(種)으로 태어나지만, 어려서 차세대 여왕개미로 선택된 개미는 다른 개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제공받아, 크고 강하게 자랄 뿐이다.
그렇게 일단 여왕이 되면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난 다른 일개미들을 부리며, 홀로 번식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린다. 그러나 일개미들이 알을 낳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생식 기관이 발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여왕개미가 그들이 알을 낳지 못하도록 화학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이다.